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사이에 서울 전세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추적해보니, 단순히 '가격이 올랐다'는 수준을 넘어 시장의 작동 원리 자체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5월 9일 양도세 중과 재시행이 기점입니다. 그 전까지 시장에 풀려 있던 다주택자의 매물이 정확하게 회수되면서 전세 수급이 틀어지기 시작했어요. 4월 말 서울 전세 변동률이 0.16% 수준이었다가 5월 들어 0.26%로 뛰더니, 한 주 단위로 자꾸 가속했습니다. 강북 5개 자치구(성동·도봉·강북·성북·노원)가 6월 둘째 주에 동시에 0.4% 이상을 찍었어요.
여기서 주목할 점은 강남이 뒤따라 가열되는 양상입니다. 매매에서 갈 곳을 잃은 강남 매수자들이 전세 수요로 전환되고, 그 수요가 다시 강북으로 흘러가는 도미노 구조예요. 강남 매물이 잠겨 있으니 약한 강남 전세가 먼저 깨어나고, 거기서 밀려난 수요가 옆 자치구를 흔드는 방식이었습니다. 6월 23일 기준으로 72주 연속 상승이라는 수치도 있더군요.
금융권 입장에서 보면, 이 현상의 진짜 위험은 '가격 자체'가 아니라 '수급의 역순입니다. 매물 공급이 정책에 따라 급격하게 차단되면서 세입자의 협상력이 사라졌거든요. 5월 초만 해도 임차인이 가격을 깎을 수 있던 상황이 한 달 만에 역전됐습니다.
더 조심스러운 부분은 이게 임시 현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주택자의 매물이 정책으로 묶여 있는 한, 공급 측 우위가 지속될 겁니다. 동시에 금리가 3.5~4%대에 고착되면서 대출 심사도 예전처럼 수월하지 않아요. 최근 몇 달간 상담 단계에서 한도 축소 통보를 받는 사례가 자주 보입니다. 매수자의 구매력이 약해지는 동안 전세가만 치솟는 구조가 고착되면, 결국 전세→월세 전환이나 외곽 이동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72주 오름세의 이면에는 공급 절벽 앞에서 수요와 공급의 시간차가 만드는 '착각'이 숨어 있다고 봅니다. 지금의 전세 상승이 '경기 회복의 신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금융 경직과 공급 부족이 몰고 온 '선택의 폭 축소'일 가능성이 높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