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 커뮤니티나 정비 상담글 보면 프론트 쇽업소버(쇼바) 교체하고 나서 앞쪽이 너무 높게 들렸다고 하소연하는 글들이 종종 보입니다.
정비소에서는 새 제품이라 그렇다, 타다 보면 자리 잡으면서 가라앉는다고 설명하니까 답답해서 뒤쪽 쇼바까지 같이 갈아야 하나 고민하시더군요.
현장에서 차 만지면서 이런 증상으로 재작업 들어오는 차들 뜯어보면, 십중팔구는 자리 잡기 문제가 아니라 조립 불량이거나 부품 오적용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돈 이중으로 쓰지 마시라고 원인과 확인법을 명확히 정리해 드립니다.
1. 가장 흔한 원인: 공차체결 미준수
하체 부품을 교체할 때는 리프트 위에서 바퀴가 공중에 떠 있는 상태로 볼트를 끝까지 조이면 절대 안 됩니다.
바퀴가 땅에 딛고 서 있는 상태인 '공차 상태'에서 규정 토크로 체결해야 합니다.
리프트 위에서 로어암이나 쇼바 하부 볼트를 꽉 조여버리면, 차를 땅에 내려놓았을 때 부싱 고무가 꼬인 채로 버티게 됩니다.
고무의 탄성 때문에 서스펜션이 제대로 내려가지 못하고 앞머리가 껑충하게 들려 있는 현상이 발생하는 겁니다.
이 상태로 계속 주행하면 부싱 고무가 금방 찢어지고 소음이 발생하며, 차고는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2. 두 번째 원인: 품번 오적용과 스프링 안착 불량
국산 세단들도 연식, 엔진 사양(LPi,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혹은 휠 인치에 따라 쇼바 하부 컵의 위치나 스프링 레이트(탄성)가 미세하게 다릅니다.
정비사가 품번 조회를 대충 하거나 부품 대리점에서 호환품이랍시고 비슷한 다른 사양의 쇼바를 납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하이브리드용 무거운 앞부분을 버티는 쇼바 스프링을 일반 가솔린 차량에 잘못 끼우면 차고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유지됩니다.
또는 쇼바를 조립할 때 스프링 끝단이 쇼바 로어 시트(고무 패드)의 턱에 정확히 맞물려야 하는데, 이 위치가 어긋나서 스프링이 살짝 얹혀 있으면 차고가 1~2cm 가량 솟아오릅니다.
현장에서 권장하는 증상 확인 및 조치법
정비소에서 말하는 '스프링이 자리 잡는다'는 것은 보통 100~200km 정도 주행하면서 미세하게 수 밀리미터(mm) 정도 안착하는 수준을 뜻합니다.
육안으로 봐도 확연히 앞이 들려 있고 주행할 때 롤링이나 노면 충격이 어색하게 튄다면 무조건 정상 조립이 아닙니다.
우선 평평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휠 하우스와 타이어 사이의 간격(손가락 개수)을 좌우 비교해 보십시오.
좌우 높이가 10mm 이상 차이 나거나, 리어(뒤) 쪽 간격에 비해 프론트(앞)가 비정상적으로 넓다면 작업한 정비소에 재방문하셔야 합니다.
정비소에 가셔서 "혹시 리프트 위에서 공차체결 안 하고 볼트를 조였는지 확인해 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하십시오.
리프트에 올린 뒤 하부 볼트를 살짝 풀었다가, 공차 상태를 만들어주는 잭(미션잭 등)으로 로어암을 들어 올려 수평을 맞춘 뒤 다시 조여보는 작업을 해봐야 합니다.
이 과정을 거쳤는데도 차고가 그대로라면 부품 대리점에 출고된 쇼바와 스프링의 정확한 품번이 내 차 차대번호와 일치하는지 대조해 봐야 합니다.
소모품 교체 후에 발생하는 이상 증상은 타다 보면 해결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잘못된 정비로 하체 고무 부싱류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얼마 못 가 하체 전체를 털어야 하는 상황이 오니 초기 조립 상태를 확실히 짚고 넘어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