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동차 얘기 나오면
자꾸 소프트웨어부터 꺼냅니다.
SDV니 자율주행이니
화면 몇 개 더 들어가느니
이런 게 다 중요하긴 한데
현장에서 차를 만지는 입장에선
그보다 먼저 보는 게 따로 있습니다.
배선이 버티는지
커넥터가 습기 먹는지
도어 안쪽이 물길을 제대로 막는지
이런 쪽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겉으로는 차가 똑똑해졌는데
속은 예전보다 더 예민해진 경우가 많습니다.
모듈 하나 죽으면 증상이 이상하게 퍼지고
원인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예전엔 스위치 하나 바꾸면 끝나던 게
이제는 통신 이상이니 캘리브레이션이니
얘기가 길어집니다.
특히 도어 쪽은 더 그렇습니다.
썬팅 작업하고 나서
안쪽에 물기 제대로 말리지 않으면
몇 달 뒤에 배선 쪽이 슬슬 말썽 부리는 차를 봅니다.
문짝 안쪽은 생각보다 민감합니다.
한 번 부식 시작되면
증상이 바로 안 터지고
접촉불량처럼 애매하게 나타나서 더 골치 아픕니다.
창문이 가끔 느리다
도어락이 들쑥날쑥하다
스피커 잡음이 난다
이런 식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요즘 차를 살 때
화면 크기나 반응 속도만 보고 고르는 분들도 많은데
저는 그보다 내장재와 배선 마감이 먼저 보입니다.
겉보기 화려한 차가
오히려 원가 절감이 티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클립 고정이 허술하거나
방수 처리나 배선 정리가 애매하면
5년 뒤부터 스트레스가 나옵니다.
그때는 보증만 믿고 타는 구간이 끝나 있어서
소유비용이 확 튑니다.
이게 전기차나 하이브리드로 가면 더 민감해집니다.
고전압 쪽은 당연히 조심해야 하고
그 외 하체나 제동계는
차 무게가 무거워질수록 부담이 커집니다.
전기차는 연료비 쪽 이득이 분명해 보여도
10만 km 넘어가면
하체 부싱, 타이어, 브레이크 쪽에서
생각보다 많이 따라잡힙니다.
저는 이걸 계속 TCO로 봅니다.
처음 값이 아니라
끝까지 들고 갔을 때 얼마 드는지요.
요즘 SDV 조직 개편 같은 얘기 나오는 것도
결국 같은 흐름이라고 봅니다.
차가 점점 전자제품처럼 가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런데 전자제품처럼 갈수록
정비성은 오히려 더 중요해집니다.
고장 났을 때 부품이 바로 오느냐
진단 경로가 명확하냐
배선도와 모듈 수급이 안정적이냐
이런 게 훨씬 현실적입니다.
멋진 기능 하나보다
보증 끝난 뒤에도 고장 난 자리를 빨리 메울 수 있는 차가 낫습니다.
수입차는 여기서 차이가 더 납니다.
부품 기다리다 차 세워두는 일이 길어지면
무상수리여도 체감은 좋지 않습니다.
국산차는 그나마 우회가 되는데
해외 브랜드는 지역 딜러나 재고 상황 따라
같은 증상도 스트레스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는 그래서 차 볼 때
제조사 철수 가능성까지는 아니어도
국내에서 부품이 얼마나 빨리 도는지는 꼭 봅니다.
정비는 결국 접근성입니다.
자율주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운전자 부담을 줄여주는 기술은 맞는데
응급상황 하나 잘 처리한 사례만 보고
차 전체를 믿어버리면 곤란합니다.
도로 위 변수는 너무 많습니다.
비나 눈, 차선 희미한 구간, 공사 구간, 횡풍 심한 곳에서는
아직도 사람이 봐야 할 게 많습니다.
인천대교처럼 바람 센 구간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 데서는 센서보다 타이어 상태와 하체 유격이 먼저입니다.
편마모가 보이면 그냥 타이어 문제로 끝내지 말고
부싱이랑 링크 상태 같이 봐야 합니다.
특히 전기차는 무게가 있어서
같은 증상도 더 빨리 드러나는 편입니다.
결국 차는 기능이 늘어날수록
안 보이는 부분이 중요해집니다.
화면이 커져도
도어 안쪽 물길이 막히지 않으면 말짱 헛일이고
자율주행이 붙어도
하체가 흔들리면 차는 차답게 못 굴러갑니다.
저는 요즘 차 볼 때
화려한 옵션보다 그 차를 7년, 10년 뒤에
누가 어떻게 만질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그 관점에서 보면
배선 마감, 방수, 부품 수급, 하체 내구성
이 네 가지가 계속 본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