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도 어김없이 앱 캡처 먼저 했습니다.
저는 매주 토요일 오전에 주요 은행·증권 앱을 열어서 대출 안내 문구가 어떤 위치에, 어떤 무게감으로 뜨는지를 체크하는 루틴이 있는데요.
오늘은 평소랑 조금 결이 달랐습니다.
수신 쪽 문구가 눈에 띄게 앞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4~5주간은 대출 안내가 우측에 꽤 자주 배치됐고,
그걸 제가 시중 유동성 흡수 압력이 슬슬 형성되는 신호로 읽고 있었는데요.
오늘은 특정 은행 앱 2개에서 수신 특판 배너가 첫 화면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단기 특판이 아니라 1년~2년 확정금리 강조형이었다는 게 포인트입니다.
수신 특판이 뜬다는 게 반드시 증시에 나쁜 신호는 아닙니다.
은행이 자금 조달을 위해 수신금리를 올리는 건, 대출 수요가 살아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제가 이 루틴을 챙기는 이유는 방향성보다 교체 타이밍입니다.
수신 특판 배너가 전면에 나오기 시작하면,
그동안 증시 쪽에 머물던 단기 유동성이
예금으로 이탈할 명분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특히 지금처럼 코스피가 9000선을 넘어선 상황에서,
수익 실현 후 '어디 둘까'를 고민하는 자금들한테
확정금리 특판은 꽤 강한 유인이 됩니다.
이게 당장 수급 이탈로 이어진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제가 보기엔 지금 시장이 한 가지 전제를 깔고 달리고 있는데요.
'금리가 내려가거나 최소한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제입니다.
그런데 은행들이 수신 확정금리를 앞세워 특판을 돌리기 시작하면,
그 전제가 흔들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은행권 조달 경쟁이 붙으면 시장 금리 상단이 끌려 올라가고,
그게 다시 채권 시장으로 전이되는 경로는 생각보다 빠릅니다.
저는 이 흐름이 PCE 발표(이번 주 수요일 예정)랑 겹치면
변동성 확대 구간이 짧게라도 열릴 수 있다고 봅니다.
---
오전 캡처 마치고 나서 평소처럼 한강변 쪽으로 걸었습니다.
오늘은 한남 쪽으로 올라갔다가 성수 방향으로 넘어왔는데요.
걷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금 포트 구성을 머릿속으로 돌리게 되더라고요.
요즘 제가 계속 신경 쓰이는 게 하나 있는데요.
현금 비중을 15% 이상 가져가는 원칙을 최근에 실제로 지켰는가입니다.
지수가 9000을 넘은 이후로 포지션을 손댈 이유가 딱히 없었는데,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현금 비중이 제 기준 이하로 내려가 있더라고요.
오늘 집에 와서 다시 체크해봤는데 역시 그랬습니다.
이게 수익이 나쁜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장이 좋을수록 현금을 쥐고 있는 게 기회비용처럼 느껴지는데,
그게 바로 현금 비중이 무너지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지금 팔 이유가 없는데'라는 말은 사실 '내가 방어 여력을 신경 안 쓰고 있다'는 말과 같을 수 있습니다.
수신 특판 배너가 뜨는 타이밍에,
내 현금 비중이 줄어 있다는 조합이 오늘은 좀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
이번 주 흐름을 짧게 정리하면,
코스피는 9000선을 사이에 두고 중동 변수에 흔들리는 구간이었고요.
수급은 여전히 대형주, 특히 반도체 쪽에 쏠려 있습니다.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소외가 지속됐습니다.
저는 이 구도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다만 대형주 쏠림이 계속되면
중소형주 수급 이탈은 점점 기저에서 누적되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어느 순간 표면화될 때 그게 꽤 날카로울 수 있어서,
저는 지금 구간을 '상방을 쫓기보다 방어 재점검' 타이밍으로 읽고 있습니다.
다음 주는 PCE 숫자가 제일 중요합니다.
예상치를 벗어나는 방향으로 나오면
채권-환율-지수 순으로 반응이 올 가능성이 있고요.
그 전에 제 현금 비중부터 원래 기준으로 복원해 둘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