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장을 볼 때 저는 지수보다 달러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 아침 흐름도 딱 그랬습니다.
미 국채금리는 내려가는데 달러는 오히려 13개월 고점권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버티고 있고, 이런 조합은 시장이 겉으로는 안심하는 척해도 속은 아직 편하지 않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보통은 금리가 꺾이면 성장주가 먼저 반응할 것 같지만, 실제 장에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더군요.
금리보다 먼저 환율이 흔들리면 국내 수급은 바로 거기에 눌립니다.
특히 우리 시장은 외국인 수급이 한 번만 돌아서도 지수 체감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달러 강세가 길어지면 반등의 폭보다 지속성을 먼저 의심하게 됩니다.
제가 장중에 원달러를 먼저 보는 이유가 그겁니다.
주가가 올라도 환율이 같이 밀리지 않으면 그 반등은 생각보다 얇습니다.
외인이 현물을 다시 사더라도 환율이 받쳐주지 않으면 선물 쪽으로만 비벼보다가 끝나는 날이 많았고, 그런 장은 대체로 종가가 깔끔하지 않았습니다.
베이시스도 같이 봅니다.
베이시스가 약해지는 속도가 빨라지면, 지수 반등보다 포지션 정리 성격이 강한 흐름으로 보는 편입니다.
지금처럼 달러가 강한 구간에서는 국내 대형주 쏠림도 묘하게 더 거칠어집니다.
안전하다고 생각한 쪽에 돈이 몰리는 건 맞는데, 그 안에서도 승자독식이 심해져서 종목 간 상관계수가 올라갑니다.
겉으로는 코스피가 버티는 것처럼 보여도 계좌 체감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특정 몇 종목이 지수를 떠받치는 구조가 강해질수록, 나머지 종목은 생각보다 빨리 소외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반등을 볼 때도 "얼마나 오르느냐"보다 "누가 사느냐"를 먼저 봅니다.
외인이 현물 재진입을 하고, 환율이 한 번 꺾이고, 선물 베이시스가 덜 약해져야 그제야 반등의 질을 좀 믿는 편입니다.
반대로 달러가 계속 강하고 미국 쪽 매크로가 매파적으로 해석되면, 국장은 장중 반등이 나와도 다음 날까지 이어질 확률이 낮아 보입니다.
이런 장에서는 욕심보다 비중 관리가 먼저입니다.
상승장이 길어질수록 현금 비중이 자꾸 무너지는 걸 몇 번 겪고 나니, 계좌가 편할 때일수록 되레 원칙을 지키는 게 더 어렵다는 걸 인정하게 됐습니다.
달러가 버티는 동안은 특히 더 그렇습니다.
지수는 생각보다 잘 버텨 보이는데, 막상 들어가면 추격 매수의 보상은 짧고 되돌림은 빠른 구간이 나오기 쉽습니다.
당분간은 환율이 먼저 꺾이는지, 그 다음에 외인이 현물을 다시 사는지, 그리고 선물 베이시스가 덜 약해지는지 이 세 가지를 같이 볼 생각입니다.
그 셋이 같이 맞아떨어질 때만 반등을 반등답게 보게 됩니다.
지금은 아직 그 전 단계에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