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로 접어들면서 시장 변동성이 극도로 커진 탓에 다들 머리가 복잡하실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이번 주 내내 HTS를 끄고 물리적 공간을 분리해가며 심리적 방어선을 유지하려고 꽤 애를 쓰고 있습니다.
장중에 들어오는 수많은 소음들을 차단하고 나면 결국 거시 지표들의 본질적인 흐름에 눈이 가게 마련입니다.
특히 저는 매달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소비자동향조사(CSI) 결과를 꼼꼼히 뜯어보는 편입니다.
단순히 헤드라인 수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세부 항목들을 직접 받아적으면서 시중 금융권의 수신 금리 추이와 교차 비교하는 루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발표된 지표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금리전망CSI의 하락세입니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향후 금리 전망이 꺾이고 있다는 것은 시장의 유동성 흐름이 조만간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금리 하락 전망이 곧바로 국내 증시로의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느냐 하는 부분입니다.
과거 데이터를 복기해보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나 금리전망CSI 하락이 발생했을 때 예적금에 묶여 있던 대기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며 유동성 장세를 만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국장 수급 구조는 과거의 공식대로만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우려스러운 지점은 수급 주체의 분리 현상입니다.
최근 변동성 구간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세를 이어가고 이를 개인 투자자들이 단독 순매수 구조로 받아내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시중의 대기 자금이나 예적금 이탈 유동성이 풍부해질 가능성이 열린다고 한들, 외인과 기관의 추세적인 수급 복귀가 없는 개인만의 매수세는 지수의 하방을 단단하게 지지해주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최근에 수신 금리가 소폭 조정되는 기미가 보임에도 불구하고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같은 대기성 자금의 규모는 오히려 유지되거나 늘어나는 경향을 보입니다.
위험자산으로의 직접적인 전이보다는 여전히 안전지대나 대기 공간에 머물러 있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더해 원달러 환율이 강한 하방 경직성을 보이고 있는 점도 외국인 수급의 적극적인 유입을 제한하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 기대로 달러화 지수가 일시적으로 흔들려도 원화 자체의 펀더멘털이나 역외 수급 요인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쉽게 내려오지 않는 흐름이 이어집니다.
이러한 매크로 환경에서는 금리전망CSI 하락이 가져다주는 유동성 완화 효과가 국내 증시 내부의 체력 개선으로 온전히 연결되기 어렵습니다.
결국 지금 시점에서는 지수가 일시적으로 강하게 반등하는 날이 오더라도 이를 추세 전환의 신호로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금리 지표의 변화가 주는 신호를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실제 수급 주체들의 포지션 변화, 특히 외인의 현물 순매수 전환 여부와 원달러 환율의 안정세를 반드시 교차 검증해야 합니다.
저는 이번 주 목표했던 현금 비중 15% 복원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시장이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줄 때까지 포지션 추가를 자제하고 관망하는 스탠스를 유지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