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비자동향조사 수치들을 받아적다 보니 재미있는 불일치가 눈에 들어옵니다.
향후 1년 뒤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금리전망CSI가 9년여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더군요.
금리가 더 오르거나 고금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심리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그만큼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보통 이런 거시 지표가 나오면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 유동성의 증시 이탈을 우려하곤 합니다.
특히 제가 주말 루틴으로 늘 체크하는 수신 특판 배너의 흐름과 연동해서 보게 됩니다.
확정금리형 1~2년짜리 수신 상품이나 단기 고금리 배너가 은행 앱 전면에 적극적으로 배치되는 타이밍에는 보통 단기 유동성이 안전자산으로 쏠리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시장의 체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직관적인 경고등으로 읽을 수 있는 부분이죠.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실제 은행권의 자금 조달 태도입니다.
소비자들의 고금리 우려는 극대화되어 있는데 정작 일선 대형 은행들의 수신 특판 금리 상단은 생각보다 강하게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정기예금 금리는 여전히 지지부진하게 묶여 있고, 고금리 특별 판매 상품들의 한도나 마케팅 빈도 역시 지난달 대비 오히려 다소 정체된 흐름을 보입니다.
가계대출 규제 기조와 맞물리면서 은행들이 굳이 높은 조달 비용을 감수하며 역마진성 수신을 유치할 요인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시장의 실제 유동성 경로를 판단할 때 설문조사 기반의 심리 지표(CSI)와 실제 자금의 길목인 수신창구의 조달 지표가 이처럼 괴리를 보일 때는 항상 실제 자금 이동(Flow)을 추적해야 실수를 줄입니다.
단순히 금리 전망치가 튀었다고 해서 당장 자금이 은행 예적금으로 모두 도망칠 것이라 속단하기는 이른 시점입니다.
오히려 대형주 독주 체제 하에서 갈 곳을 잃은 코스닥 이탈 자금들이 예금으로 가기보다, 시장 내 리츠나 배당 ETF의 장 막판 거래대금 상위권을 유지하는 현상으로 흘러 들어가는 징후가 더 뚜렷합니다.
결국 지금은 금리라는 매크로 변수의 방향성에 매몰되기보다 수급 주체들의 실질적인 퇴로가 어디로 열려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자산 방어 관점에서 훨씬 유용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