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로 기변하면 정비 신경 덜 써도 된다는 말,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데 좀 정확히 짚고 싶어서 씁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0~3만km 구간은 진짜로 손 거의 안 갑니다.
엔진오일 없죠, 점화플러그 없죠, 타이밍벨트나 체인 교체 같은 걱정 없죠. 냉각수도 밀폐계라 당장 손댈 일이 없고. 이 구간에서 정비소 올 일은 솔직히 와이퍼, 에어컨 필터, 타이어 공기압 체크 정도입니다. 내연기관 차 5~6년 타면서 오일 교환이며 뭐며 시간 빼앗기던 거랑 비교하면 체감 차이 꽤 납니다. 이 부분은 사실이에요.
그런데 3만~5만km를 넘어가는 구간부터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제가 5만km를 전기차 주요 점검 기점으로 잡는 이유가 있는데, 이 시점에 하체 상태가 슬슬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타이어 편마모가 내연기관 차보다 빨리 오는 경우가 많아요.
전기차 플랫폼은 배터리 무게가 바닥에 깔려 있어서 전체 중량이 묵직합니다. 같은 주행거리라도 타이어 쪽에 실리는 하중이 다릅니다. 거기다 공기압 관리를 대충 해온 차라면 안쪽 편마모가 진행되어 있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이 안쪽 편마모를 그냥 타이어 문제로만 보면 안 되고, 부싱 상태를 읽는 지표로 같이 봐야 합니다.
브레이크 패드는 회생제동 덕에 정말 오래 갑니다. 맞습니다. 그런데 오래 안 쓰인 브레이크가 고착이 오는 경우도 있어요. 특히 뒷바퀴 쪽. 이건 리프트 올려서 눈으로 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고, 소모 안 됐다고 해서 멀쩡하다고 단정하면 곤란합니다.
부싱 균열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전기차 하체 볼 때 볼 조인트 유격보다 부싱 균열과 타이어 편마모를 먼저 확인하는데, 이유가 있습니다. 중량 있는 차를 계속 굴리면서 공기압이 조금이라도 높게 유지됐던 차는 부싱이 생각보다 빨리 삭습니다. 신차 출고 시 타이어 공기압이 권장치보다 높게 세팅되어 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저는 출고 직후 정비소 들어오는 전기차면 공기압 먼저 체크하고 조정해주는 루틴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전기차라서 다른 게 아니라, 차라는 물건이 원래 그런 겁니다.
소모품 교환 주기가 길어지는 거지, 점검 자체를 건너뛰어도 되는 차가 되는 게 아닙니다. 정비소 방문 횟수가 줄어드는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