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오랫동안 정비 밥 먹으면서 차들 하체만 주로 봐왔지만
여름철 다가오면 손님들이 정비 외에도 썬팅 관련해서 은근히 이것저것 자주 물어보십니다.
최근에도 운전석 유리 한 쪽만 필름 상해서 재시공하면 비용이나 작업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신 분이 계셨는데
이게 단순 가격만 비교할 게 아니라 정비사 관점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디테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보통 영맨 서비스급보다 한 단계 위인 중간 등급 필름 기준으로
측면 유리 한 장만 재시공하면 시장 시세는 보통 5만 원에서 8만 원 내외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필름 값 자체보다는 기존 보라색으로 변색되거나 가루 날리는 노후 필름을 스팀으로 불려내고
유리에 남은 본드 찌꺼기를 칼이랑 약품으로 긁어내는 공임이 8할 이상을 차지합니다.
여기서 야매로 대충 밀고 새 필름 붙이면 얼마 안 가 먼지 끼고 들뜹니다.
특히 정비소 입장에서 썬팅 재시공할 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바로 도어 트림 내부로 흐르는 물입니다.
기존 필름을 떼어내고 유리창 청소할 때 약품이랑 물을 꽤 많이 분사하게 되는데
도어 안쪽 커버를 제대로 마스킹하지 않고 작업하면 그 물이 고스란히 유리 틈새를 타고 문짝 내부로 들어갑니다.
요즘 차들은 도어 내부에 윈도우 모터뿐만 아니라 측면 에어백 센서, 도어 락 액추에이터,
그리고 하단 스피커 배선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수분이 배수구로 다 빠져나가지 못하고 래치나 커넥터 접촉부에 유입되면
시간이 지난 뒤에 원인 모를 윈도우 오작동이나 도어 잠김 불량 같은 전기적 트러블을 일으키는 주범이 됩니다.
정비소에 창문 안 내려간다고 입고되어 문짝 뜯어보면
커넥터 핀이 파랗게 부식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열에 아홉은 과거 문짝 방수 비닐이 찢어졌거나 썬팅 작업할 때 유입된 수분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쪽만 재시공할 때 또 체크해야 할 점은 유리 틈새의 고무 글래스런(유리 가이드 고무) 상태입니다.
이 고무 몰딩이 오래되어 굳어 있으면 유리창을 오르내릴 때 필름 끝부분을 계속 갉아먹어서
아무리 비싼 필름을 붙여놔도 몇 달 안 가 끝이 하얗게 뜨거나 일어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작업 전에 글래스런 사이에 낀 모래먼지나 이물질을 에어로 불어내고 닦아주는지 확인하는 게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싸게 한 장 붙여주는 곳만 찾지 마시고
도어 트림 안쪽으로 물 안 들어가게 꼼꼼히 마스킹 포를 대고 작업하는 샵인지,
그리고 기존 본드를 유리 열선이나 주변 고무 상하지 않게 스팀으로 충분히 불려서 떼어내는지 확인하고 맡기시는 것을 권합니다.
돈 만 원 아끼려다 나중에 도어 모터나 액추에이터 배선 썩어서 정비소 들어오시면
결국 공임이 배로 깨지게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