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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이아스 — 트로이에서 도망쳐 로마인의 조상이 된 영웅 (로마)

별님이 | 05.29 | 조회 15 | 좋아요 0

아이네이아스(Aeneas)는 로마 신화 베누스(아프로디테)와 트로이 왕자 안키세스 사이의 아들로, 트로이 멸망 후 살아남아 이탈리아로 건너와 로마인의 조상이 된 시조 영웅입니다.

베르길리우스의 12권 서사시 아이네이스(Aeneis, 기원전 19년)가 그의 여정을 다룬 라틴 문학 최고의 작품이며, 호메로스 일리아스·오디세이아에 비견되는 라틴 서사시의 정점입니다.


1. 정체성 — 로마인의 시조

아이네이아스는 로마인의 신화적 시조로, 그를 통해 로마가 단순한 라틴 도시가 아니라 트로이의 정통 후예 — 그리스 영웅 시대와 직결된 가장 오래된 문명 — 라는 정통성을 가졌습니다.

베누스 여신의 친아들이라 반신이며, 그의 후손이 로물루스·레무스를 낳아 로마 건국으로 이어지는 모든 신화의 출발점입니다.


2. 출생·계보 — 베누스의 아들

베누스(아프로디테)와 트로이 왕가의 친척 안키세스 사이의 반신 아들로, 트로이 왕 프리아모스의 가까운 친척이라 트로이 왕가에 속합니다.

첫 아내 크레우사(프리아모스의 딸)에게서 아들 아스카니우스(또는 율루스)를 낳았고, 그 아들이 후일 로마 율리우스 카이사르 가문의 시조가 됩니다.


3. 트로이 멸망·탈출 — 어머니 베누스의 보호

트로이 목마로 도시가 함락된 그날 밤, 베누스가 아들을 직접 찾아와 도망치라 명령했고, 아이네이아스가 늙은 아버지 안키세스를 등에 업고 어린 아들 아스카니우스의 손을 잡고 도시를 빠져나왔습니다.

아내 크레우사가 군중 속에서 잃어 죽었지만, 그녀의 영혼이 나타나 "너의 운명이 멀리 서쪽 땅에 있다"고 알리며 그를 떠나게 했습니다. 아버지·아들 세 세대가 트로이의 신성한 신상들(페나테스)을 들고 도망쳤습니다.


4. 카르타고와 디도 — 사랑의 비극

7년의 표류 끝에 북아프리카 카르타고에 도착한 아이네이아스가 그 도시의 여왕 디도(Dido)와 깊은 사랑에 빠져 함께 살았지만, 유피테르가 그에게 "너의 운명은 이탈리아다"라는 명령을 내려 떠나야 했습니다.

버림받은 디도가 절망 속에 자기 칼로 자살하며 "아이네이아스의 후손과 내 후손이 영원히 적이 되리라"는 저주를 남겼고, 그 저주가 후일 카르타고·로마의 포에니 전쟁(기원전 264~146)의 신화적 근거가 되었습니다.


5. 이탈리아 정착 — 로마 건국의 시작

마침내 이탈리아 라티움에 도착한 아이네이아스가 그곳 라티누스 왕의 딸 라비니아와 결혼해 새 도시 라비니움을 세웠고, 그의 후손들이 알바롱가 왕가로 이어져 결국 로물루스·레무스를 낳았습니다.

특히 그의 아들 아스카니우스(또는 율루스)가 율리우스 카이사르 가문(Iulia)의 시조가 되어, 카이사르·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직접 아이네이아스의 후손이자 베누스 여신의 직계 손주로 자처했습니다.


★ 신의 이야기

아이네이아스 신화의 가장 비극적인 장면이 카르타고 여왕 디도와의 사랑·이별입니다. 트로이 멸망 후 7년 동안 지중해를 떠돌며 무수한 위험 — 폭풍·괴물·신들의 분노 — 을 견딘 아이네이아스의 함대가 마침내 북아프리카 해안에 닿았습니다. 그곳에 새로 세워진 도시 카르타고에 여왕 디도(Dido, 본명 엘리사)가 있었는데, 그녀도 페니키아 티레에서 자기 오빠에게 남편을 잃고 도망쳐 와서 카르타고를 건국한 여왕이었습니다. 두 망명자 — 한 도시를 잃은 자와 한 도시를 새로 세운 자 — 의 만남이었습니다.

디도가 아이네이아스를 환대하며 큰 잔치를 베풀었고, 그가 트로이 멸망과 7년 표류의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안 디도는 점점 그에게 사랑에 빠졌습니다. 아이네이아스의 어머니 베누스가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 그가 카르타고에서 안전을 누리게 — 자기 아들 큐피드를 보내 디도의 마음에 사랑의 화살을 박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디도가 미친 듯이 아이네이아스를 사랑하게 되었고, 어느 사냥 도중 폭풍이 일어 둘이 동굴에 함께 피했을 때 그곳에서 결합했습니다.

그 후 1년 가까이 아이네이아스가 카르타고에 머물며 디도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사실상 부부처럼 살았습니다. 그는 새 도시 건설을 돕고 정치적 자문 역할을 했으며, 자기 운명 — 이탈리아로 가서 새 도시를 세우는 — 을 점차 잊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유피테르가 그의 게으름을 알아채고 헤르메스(메르쿠리우스)를 보내 강력한 명령을 전했습니다. "너의 운명은 카르타고가 아니다, 이탈리아에서 새 민족을 시작하라, 즉시 떠나라."

아이네이아스가 신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어 비밀리에 함대를 준비해 떠날 결심을 했습니다. 그러나 디도가 그것을 알아챘고, 격렬한 분노와 슬픔으로 그에게 따졌습니다. "너는 신이 너에게 떠나라 명령했다 변명하지만, 사실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나를 버리고 도망치는 것이다, 내가 너에게 모든 것을 주었는데!" 아이네이아스가 차갑게 답했습니다. "운명이 우리를 갈라놓는다, 내가 원해서가 아니다." 그러고는 떠났습니다.

그가 함대를 타고 멀어지는 모습을 성벽 위에서 본 디도가 절망에 빠졌습니다. 그녀가 자기 침실로 들어가 아이네이아스가 남기고 간 칼 — 그의 선물 — 을 들어 자기 가슴을 찔러 자살했습니다. 죽기 직전 그녀가 가장 무서운 저주를 외쳤습니다. "나의 후손들이여, 트로이의 후손들에 영원히 복수하라! 너희 사이에 영원한 적의가 있게 하라!" 그녀의 영혼이 저승으로 가면서도 그 저주가 카르타고 위에 영원히 머물렀습니다.

이 저주가 후일 그대로 실현되었습니다. 600년 후 로마(아이네이아스의 후손)와 카르타고(디도의 후손) 사이에 3차에 걸친 포에니 전쟁(기원전 264~146)이 일어나 결국 카르타고가 멸망했습니다. 한 여왕의 한 자살의 한 저주가 600년 후 두 도시의 가장 큰 전쟁의 신화적 근거가 된 가장 인과적인 베르길리우스의 시였습니다.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 4권의 디도 비극이 라틴 문학 전체에서 가장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로 평가되며, 단테 신곡·셰익스피어·헨리 퍼셀의 오페라 디도와 아이네이아스(1689) 등 무수한 후대 작품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한 사랑이 한 도시의 멸망을 600년 후에까지 결정한 가장 큰 신화의 도미노입니다.


아이네이아스는 로마 신화 트로이 멸망 후 도망쳐 로마인의 조상이 된 영웅이자, 카르타고 여왕 디도와의 사랑·이별이 포에니 전쟁의 신화적 원인이 된 가장 인과적인 시조 영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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