尸位素餐
시위소찬
직책만 차지하고 아무런 일도 하지 않으면서 녹봉만 축내는 행위를 뜻한다. 무능하거나 게으른 관리가 자리를 지키며 국가의 재물을 낭비하는 상황을 비판할 때 쓰이며, 『한서(漢書)』에서 그 용례가 확인된다.
한자 풀이
尸 (주검 시) — 여기서는 자리만 차지하고 움직이지 않는 모양, 즉 시동(尸童)처럼 형식적으로 앉아 있음을 뜻한다.
位 (자리 위) — 직위·직책을 가리킨다.
素 (본디 소) — 아무 공도 없이, 헛되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餐 (먹을 찬) — 음식을 먹다, 전하여 녹봉을 받아 챙김을 뜻한다.
유래
『한서(漢書)』 「주운전(朱雲傳)」에 이 표현이 등장한다. 전한(前漢) 성제(成帝) 시대를 배경으로, 강직한 신하 주운이 황제 앞에서 고위 관리들의 무능함을 직격하는 장면에서 비롯되었다.
주운은 당시 황제의 스승이자 고관인 장우(張禹)를 가리켜 "조정의 신하들이 자리만 차지하고 헛되이 녹봉을 먹고 있다(尸位素餐)"고 탄핵하며 그의 목을 베어 조정의 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청하였다.
황제가 크게 노하여 주운을 처형하려 했으나, 다른 신하들이 목숨을 걸고 만류하면서 주운은 살아남았다. 이 일화를 통해 '시위소찬'은 무위도식하는 관리를 비판하는 대표 성어로 굳어졌다.
용례
오랜 연공서열로 고위직에 오른 뒤 실질적인 업무는 아랫사람에게 떠넘기고 성과만 취하는 임원을 두고 "그야말로 시위소찬이다"라고 비판할 수 있다.
선출직 공직자가 임기 내내 민원 해결이나 입법 활동은 뒷전인 채 의정 활동비만 수령하는 경우, 언론에서 시위소찬의 전형이라 지적하곤 한다.
교훈
직책과 권한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역할이 따른다. 자리가 주는 혜택만 누리고 의무를 저버리는 태도는 조직 전체의 신뢰와 효율을 무너뜨린다.
현대 사회에서도 시위소찬은 공직사회뿐 아니라 기업·단체 전반에 걸쳐 경계해야 할 태도다. 맡은 바 역할에 충실히 임하는 자세야말로 어떤 자리에서든 요구되는 기본 덕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