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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방향보다 먼저 내 분석 루틴을 점검하는 날

마루 | 08.06 | 조회 114 | 좋아요 0

오늘 오전장 흐름이 좀 기묘합니다.


코스피는 전반적으로 눌려 있는데 비철금속 쪽만 유독 강하게 올라오고 있어요.

고려아연이 8% 넘게 뛰면서 업종 전체를 끌어올리는 모습인데,

지수 방어와 순환매가 겹쳐진 구간에서 나오는 전형적인 수급 이동 패턴이라고 봅니다.

반도체 쪽은 여전히 눌려 있고, 외국인이 반도체를 버리고 다른 데를 찾는 느낌이 강하게 납니다.


근데 솔직히 오늘 지수 방향보다 제가 더 신경 쓰이는 건 따로 있어요.


저 나름대로 매월 초엔 그 달의 분석 루틴을 한 번 점검하는 시간을 갖거든요.

장이 열리기 전에 커피 한 잔 내려놓고 엑셀 파일 꺼내서,

지난달에 내가 어떤 지표를 추적했고,

그 지표가 실제 시장 움직임을 얼마나 설명했는지를 되짚는 겁니다.


7월 한 달이 유례없이 극단적인 변동성이었잖아요.

양 시장 서킷브레이커에 하한가 폭탄에,

지수가 하루에 10~18% 왔다 갔다 하는 구간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그 구간에서 내가 쓰던 지표들이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냉정하게 정리해보니까,

솔직히 기대만큼 안 된 것도 있었고 반대로 생각보다 잘 맞은 것도 있었습니다.


잘 작동한 쪽부터 얘기하면,

매출채권 회수 속도 지표였어요.

변동성이 극단으로 치닫기 직전에 화학·도매 쪽 매출채권 회전율이 이미 느려지고 있었거든요.

이게 HTS 호가창 기준으로는 전혀 안 보이는 신호인데,

사업보고서 주석 데이터를 엑셀에 넣고 추적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전에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신호만으로 '지수가 이틀 연속 CB 맞는다'는 예측은 당연히 못 했지만,

현금 비중을 18~20% 유지하는 근거로는 충분히 작동했어요.

결과적으로 낙폭을 체감보다 덜 맞은 건 이 루틴 덕분이라고 봅니다.


안 된 쪽은,

재고 회전율을 단기 수급 타이밍 신호로 쓰려 했던 건데,

이건 분기 데이터 기반이라 월 단위 극단 변동성엔 반응 속도가 너무 느렸습니다.

반도체 ASP 추이랑 엮어서 Q3 실적 선행 지표로 쓰는 용도로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단기 변동성 대응 지표로는 과신하면 안 되겠다는 걸 7월에 확인했어요.


한 가지 더 추가하기로 한 건,

수급 피로도 지표를 좀 더 정교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지금은 특정 종목이나 섹터의 일간 순매수 누적으로 피로도를 대충 추정하는 방식인데,

거래량 대비 가격 반응 민감도를 함께 보면 쏠림 이후 이탈 타이밍을 좀 더 일찍 잡을 수 있겠더라고요.

오늘 비철금속 순환매 들어오는 걸 보면서도 같은 생각이 들었고요.


지금 이 순간도 고려아연 올라가는 거 보면서 '어, 이거 올라타야 하나?' 하는 충동이 없지는 않아요.

근데 순환매 후발 진입은 수급 피로도 확인 없이는 안 들어가는 걸 원칙으로 삼고 있어서,

일단 오늘은 관망입니다.


현재 포지션은 현금 비중 그대로 유지 중이고,

반도체 수급 재이탈 조짐이 오늘 오후장까지 이어지면

엑셀에 넣어둔 하이닉스·삼성전자 재고 회전율 데이터를 한 번 더 점검할 계획입니다.


8월 첫째 주가 끝나기 전에 이번 달 추적 지표 구성을 확정해두려고요.

매월 루틴을 유지한다는 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극단 변동성 구간에서 판단 기준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이게 꽤 중요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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