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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세제개편 이후 강남 매물과 수도권 중간가격대가 따로 논다 [4]

수정과 | 08.11 | 조회 105 | 좋아요 0

요즘 창구에서 가장 불편한 상담이 뭔지 아십니까.


강남3구 보유자들이 세금 계산서를 들고 오는 겁니다.

세제개편 이후 보유세 시뮬레이션을 직접 뽑아 와서는

"이 정도면 버티는 게 맞느냐"고 묻는데,

솔직히 저도 단정을 못 하겠어요.


압구정·대치 쪽 구체 사례를 몇 건 접했는데,

보유세가 2배, 경우에 따라선 4~5배 수준으로 불어나는 계산이 나오더군요.

부부 공동명의 특례가 사실상 축소되면서

절세 경로가 하나씩 닫히는 양상이고,

거기에 장기거주 공제에 상한이 생기면서

"오래 살았으니 세금 줄어든다"는 공식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팔리지가 않습니다.


이 부분이 핵심입니다.

강남 매물이 늘고 호가도 내렸다는 얘기가 돌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속도가 너무 느립니다.

현금 30억 이상을 쥔 매수자가 그 구간에 얼마나 있겠습니까.

대출이 사실상 유명무실한 가격대라는 게 이미 확인됐고,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작동하는 구간에서

40억대 이상 물건은 순수 자본력 싸움인데

그 자본력을 가진 사람들이 지금 당장 움직일 이유가 없습니다.

매도자는 못 버티고 호가를 낮추는데

매수자는 더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구조입니다.

이런 시장은 거래 공백이 길어질수록 호가 왜곡이 심해집니다.

실거래가와 호가의 간극이 벌어지면

나중에 급매가 터지는 시점에 시장 충격이 집중되거든요.


반면 수도권 15억~20억 구간은 분위기가 전혀 다릅니다.


7월 실거래 기준으로 이 구간 신고가 비중이 50%를 넘겼다는 수치가 나왔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하냐면요.

종부세 면제선인 시가 20억 바로 아래에 수요가 몰리는 겁니다.

규제선이 시장의 집결 포인트로 기능하는 현상은

제가 한동안 반복해서 말씀드렸는데,

이번에도 동일한 패턴이 통계로 확인됐습니다.


문제는 이 수요가 어디서 왔느냐입니다.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원래 더 높은 가격대를 노리던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손에 닿는 구간으로 내려왔고,

거기에 전세를 못 구하니까 차라리 사겠다는 수요까지 붙었습니다.

전세 공급이 빠른 속도로 줄고 있고,

서울 월세 비중이 이미 55%를 넘어섰다는 건

제가 창구에서 직접 체감하는 숫자와도 맞아떨어집니다.

전세 매물이 없으니 매매로 밀려오는 수요가

중간 가격대에 쌓이는 것이고,

이 수요가 온전히 실수요냐 하면 그것도 조심스럽습니다.


지금 중간 가격대에 몰리는 수요 중 상당수는 대출 의존도가 높습니다.


전세를 못 구해서 어쩔 수 없이 매수를 선택한 분들이라면,

금리 0.25%포인트 추가 인상이나 은행 내부 심사 기준 변경 한 번에

현금흐름이 흔들릴 수 있는 구조를 안고 있다는 뜻입니다.

지금 기준금리가 2.75%인데,

가계대출 증가액이 한 달에 9조 원을 넘어선다는 한국은행 수치가 나온 이상

추가 조치가 없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금융불안지수가 주의 단계를 넘어섰다는 진단이 나왔고,

은행 자본 부담 강화 방향도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들립니다.

창구 실무자 입장에서는 이런 신호가 나왔을 때

보통 2~3개월 안에 내부 심사 기준이 조여드는 경험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15억~20억에 신고가를 쓰고 있는 이 수요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낙관론자들은 공급 부족이 해결되지 않는 한 하락은 없다고 말합니다.

저도 공급 부족의 구조적 압박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서울 착공 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정비사업 속도가 늦춰진 지역은 공급 공백이 더 길어질 겁니다.


하지만 공급 부족이 가격을 무한정 지탱한다는 논리는

매수자의 자금 조달 능력을 전제로 합니다.

지금처럼 대출 한도가 계속 조여들고

거기에 보유세까지 늘어나면,

매수 여력 자체가 줄어드는 겁니다.

공급이 부족해도 살 수 있는 사람 수가 줄면

가격 상단이 제한됩니다.


안양 평촌 신축이 17억대를 찍었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경기 핵심지까지 가격이 올라오는 건

서울 수요가 외곽으로 밀려나는 현상의 반영입니다.

이 흐름 자체는 이해가 되지만,

밀려난 수요가 경기권에서도 대출 의존도가 높은 채로 자리를 잡으면

감당 가능한 금리 범위가 그리 넉넉하지 않습니다.


결국 지금 시장의 구조는 강남3구와 수도권 중간 가격대가 완전히 다른 논리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강남3구는 세금 부담이 커져서 매물이 나오는데 살 사람이 없는 교착 상태,

수도권 중간 가격대는 전세 난민과 한도 내 매수자가 몰리며 신고가를 쓰는 상태.

두 시장이 나란히 존재한다는 게,

지금 상황의 가장 불안한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착 상태는 언젠가 해소됩니다.

강남 매물이 더 내려오거나, 시간이 지나 매수자가 들어오거나.

그런데 지금처럼 금리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고

추가 대출 규제 신호까지 나온 상황에서는

매물이 더 내려오는 방향으로 해소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강남 가격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그게 중간 가격대 심리에 어떻게 전이될지는

굳이 설명 안 드려도 아실 겁니다.


틀릴 수 있습니다.

공급 쇼크가 워낙 강해서 버텨낼 수도 있고요.

다만 지금 창구에서 보이는 그림은,

두 시장 모두 어느 방향으로든 쉽게 안정되지 않겠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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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너머
삭제된 댓글입니다.강남과 수도권 상황이 이토록 극명하게 갈리는 걸 보니 참 복잡한 시기구만, 시장 흐름이 어디로 튈지 저도 긴장이 됩니다.
08.11

새벽안개
삭제된 댓글입니다.수도권 중간 가격대가 지금 15억 근처까지 밀려 올라온 게 남 일 같지가 않네요. 외곽 신도시 이자 감당하면서 밤마다 잠 설치는 입장에서, 저 수요들이 나중에 금리 변동에 어떻게 버틸지 상상만 해도 숨이 막힙니다. 결국 제 자산도 이 시장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참 무섭네요 ㅠㅠ
08.11

옥수수
삭제된 댓글입니다.전세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매매로 떠밀리는 분들 보면 진짜 남 일 같지가 않네요ㅠ 대출 갚으며 마음 졸이는 것도 너무 고생이죠ㅠㅠ
08.11

빨래집게
삭제된 댓글입니다.수도권 15억 근처까지 밀려 올라왔다는 말씀 들으니까 마음이 더 복잡하네요. 저도 전세난 때문에 매일 매물 찾아보는데 진짜 쉽지 않더라고요. 다들 내 집 마련 얼마나 힘든 시기인지 새삼 실감하고 갑니다ㅠ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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