雀羅可設
작라가설
문 앞이 너무나 한산하여 참새를 잡는 그물을 쳐도 될 만큼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권세를 잃거나 세력이 쇠락했을 때 문전이 쓸쓸해지는 세태를 풍자한 표현으로, 「사기(史記)」 급정열전(汲鄭列傳)에서 유래한다.
한자 풀이
雀 (참새 작) — 참새, 작은 새를 뜻함.
羅 (그물 라) — 새를 잡는 그물을 뜻함.
可 (가할 가) — ~할 수 있다, ~해도 된다는 가능·허용의 의미.
設 (베풀 설) — 설치하다, 치다의 뜻.
유래
「사기(史記)」 급정열전(汲鄭列傳)에 실린 이야기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한(漢)나라 무제(武帝) 시대의 관료 적공(翟公)의 일화가 그 출전으로 알려져 있다.
적공은 정위(廷尉)라는 고위직에 있을 때 문전이 늘 방문객으로 북적였으나, 관직을 잃자 찾아오는 자가 없어 문 앞에 참새 잡는 그물을 칠 수 있을 정도로 한산해졌다.
이후 그가 다시 정위에 복직하자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적공은 문에 "한번 죽고 한번 살아야 사귐의 정을 알고, 한번 가난하고 한번 부유해야 사귐의 태도를 알며, 한번 귀하고 한번 천해야 사귐의 실체를 안다"는 글을 써 붙였다고 전한다. 이 일화에서 '작라가설'이 권세에 따라 달라지는 세태를 이르는 말로 굳어졌다.
용례
한때 업계의 실력자로 불리던 그가 회사를 떠나자 연락처를 묻던 이들마저 발길을 끊었으니, 가히 작라가설의 형국이었다.
선거에서 낙선한 정치인의 사무실에 아무도 드나들지 않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작라가설이라는 옛말이 지금도 살아 있음을 실감한다.
교훈
권세와 지위가 있을 때 몰려들던 사람들이 그것이 사라지면 등을 돌리는 현실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이 성어는 인간관계가 진정한 의리보다 이해타산에 기울기 쉬움을 냉정하게 일깨운다.
스스로의 처지가 풍족할 때 주변의 관심이 자신을 향한 것인지 자신의 지위를 향한 것인지 분별하는 안목을 가져야 하며, 세력이 없어도 변함없이 곁을 지키는 관계야말로 진정한 것임을 되새기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