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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토르 — 트로이의 영웅, 아킬레우스에 패한 왕자 (그리스)

토순이 | 05.29 | 조회 17 | 좋아요 0

헥토르(Ἕκτωρ, Hector)는 그리스 신화 트로이의 가장 위대한 왕자이자 트로이군 총사령관으로, 트로이 전쟁의 트로이 측 최강 전사이며 호메로스 일리아스의 가장 비극적인 영웅입니다.

그리스 영웅이 아니라 그리스의 적이지만 호메로스가 가장 인간적이고 고귀하게 그려, 사실상 일리아스의 진짜 주인공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1. 정체성 — 가장 고귀한 적

헥토르는 호메로스 일리아스에서 가장 인간적이고 도덕적인 영웅으로, 그리스의 적이지만 가족을 사랑하고 도시를 지키며 의무를 다하는 모습이 가장 감동적으로 그려집니다.

아킬레우스가 자기 명예를 위해 싸운다면 헥토르는 가족·도시·시민을 위해 싸우는 영웅으로, 영원한 영광보다 일상의 책임을 택한 가장 어른스러운 그리스 신화 인물입니다.


2. 출생·계보 — 트로이 왕가의 맏아들

트로이 왕 프리아모스와 왕비 헤카베의 맏아들이며, 50명의 아들 중 가장 위대한 인물입니다. 동생 파리스가 헬레네를 납치해 전쟁의 원인이 되었기에 그가 갚아야 할 형의 빚을 짊어졌습니다.

아내 안드로마케와의 사이에서 어린 아들 아스티아낙스(또는 스카만드리오스)가 있어 가족애가 강한 인물로 그려지며, 그의 가족 장면이 일리아스의 가장 시적인 부분입니다.


3. 파트로클로스 처치 — 운명의 시작

10년 전쟁 중 아킬레우스가 아가멤논과의 다툼으로 출전을 거부하자 그리스군이 함선까지 위협받았고,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 출전한 파트로클로스(아킬레우스의 친구)를 헥토르가 일대일 결투에서 죽였습니다.

그 순간 헥토르는 자신이 죽을 운명임을 알았습니다. 아킬레우스가 친구의 복수를 위해 반드시 출전할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도시를 지키는 의무를 위해 후퇴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습니다.


4. 아킬레우스와의 일대일 결투 — 죽음

복수에 미친 아킬레우스가 새 갑옷을 입고 트로이 성문 앞에서 헥토르를 부르자, 모든 트로이군이 성안으로 도망간 후에도 헥토르 혼자 성벽 앞에 남아 결투를 받아들였습니다.

아테나의 속임수와 아폴론의 외면으로 헥토르가 패배해 목을 찔려 죽었고, 아킬레우스가 그의 시체를 발목을 꿰뚫어 마차에 묶고 트로이 성벽 주위를 12바퀴 끌고 다니는 가장 잔혹한 모독을 가했습니다.


5. 후대 영향 — 일리아스의 진짜 주인공

호메로스가 일리아스의 마지막을 헥토르의 장례식으로 끝맺은 것은 그가 진짜 주인공임을 보여주며, 후대 비평가들 — 특히 시몬 베유의 일리아스, 힘의 시 — 가 그를 일리아스의 정신적 중심으로 평가했습니다.

단테 신곡에서 그를 림보(낙원에 들지 못한 의로운 이교도)에 배치할 정도로 중세 기독교도들조차 존경한 영웅이며, 셰익스피어 트로일러스와 크레시다·영화 트로이 등 무수한 후대 작품의 주인공입니다.


★ 신의 이야기

헥토르 신화의 정점이 그가 죽기 직전 아내 안드로마케·아들 아스티아낙스와 헤어지는 장면입니다. 일리아스 6권에 나오는 이 장면은 그리스 비극 전체에서 가장 인간적인 순간으로 꼽힙니다. 헥토르가 잠시 휴식을 위해 성안으로 돌아왔을 때 아내가 어린 아들을 안고 성벽 위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킬레우스가 곧 출전할 것을 안 안드로마케가 헥토르에게 절박하게 호소했습니다.

"오 나의 남편이여, 당신의 용기가 당신을 죽일 것입니다. 아킬레우스가 이미 내 아버지와 일곱 형제를 모두 죽였습니다. 당신만이 내게 남은 아버지·어머니·형제·남편 모두입니다. 제발 성안에서 방어하십시오, 성벽 앞에서 일대일로 싸우지 마십시오. 우리 아들을 고아로 만들지 말아주십시오." 그녀의 두 뺨에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헥토르는 깊이 망설였지만 답했습니다. "내 사랑이여, 나도 모든 것을 안다. 그러나 내가 어떻게 다른 트로이인 앞에서 도망친 자가 될 수 있겠는가? 나는 이 도시의 첫째 전사로 자라 항상 앞에 서서 싸웠다. 나의 운명이 무엇이든 받아들이리라. 다만 한 가지만 비노니, 네가 그리스의 노예가 되어 끌려가는 날을 내가 보지 않게 하라." 이렇게 말하고 어린 아들을 안으려 손을 뻗었는데, 빛나는 청동 투구의 깃털 장식을 본 아기가 놀라 울며 유모의 품으로 도망쳤습니다. 부모는 그 순간 함께 웃었고, 헥토르는 투구를 벗고 다시 아들을 안았습니다. 그리고 아기를 위해 신들에게 기도했습니다. "제우스여, 내 아들이 나보다 더 위대한 자가 되게 해주십시오, 그가 적의 피로 적신 갑옷을 가져올 때 그의 어머니가 기뻐할 수 있도록." 그러고는 아내에게 작별을 고하고 다시 전쟁터로 향했습니다. 며칠 후 그는 아킬레우스에게 죽었고, 안드로마케는 그리스의 노예가 되어 끌려갔으며, 어린 아스티아낙스는 그리스군이 성벽에서 던져 죽였습니다. 한 가족의 작은 웃음 뒤에 가장 큰 비극이 기다리고 있던 이 장면은, 호메로스가 전쟁의 잔혹함을 가장 시적으로 표현한 일리아스의 정점이며 헥토르를 일리아스의 진짜 영웅으로 만드는 핵심입니다.


헥토르는 그리스 신화의 적이지만 가장 고귀한 영웅으로, 가족을 사랑하고 도시를 지키다 죽은 일리아스의 진짜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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