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신화는 기원전 3000년경 통일왕조 이전부터 5000년에 걸쳐 발전한 가장 오래된 신화 체계 중 하나로, 도시(노모스)마다 주신이 달라 다신·합신 구조가 복잡합니다.
태양신 라·재생의 오시리스·아내 이시스·죽음의 아누비스 등이 핵심이고, 사후세계 심판(마아트의 깃털 무게 재기)이 신화의 큰 줄기입니다.
1. 헬리오폴리스 9주신 — 아툼·라에서 시작
헬리오폴리스 신학에서 태초의 물 눈(Nun)에서 자생한 창조신 아툼(또는 라)이 스스로 슈(공기)·테프누트(습기)를 낳고, 그 자식들이 게브(대지)·누트(하늘) 부부입니다.
게브·누트에서 오시리스·이시스·세트·네프티스 4남매가 태어나 9주신(엔네아드)을 완성하고, 후대에 호루스가 추가되어 10신이 되기도 합니다.
2. 라 — 태양의 주신, 매일 죽고 부활
태양신 라는 매일 동쪽에서 태양 배 만제트를 타고 하늘을 건너 서쪽으로 지고, 밤에는 메제스트 배로 갈아타 지하세계 두아트에서 뱀 아포피스와 싸우며 새벽에 다시 솟습니다.
후대에 테베의 신 아문과 결합해 아문-라가 되어 신왕국(기원전 16~11세기) 시대 최고신이 되었고, 람세스 등 파라오는 자신을 라의 아들로 자처했습니다.
3. 오시리스 신화 — 죽음·부활의 원형
왕이었던 오시리스가 동생 세트의 질투로 살해되어 시신이 14조각으로 흩어졌으나, 아내 이시스가 조각을 모아 부활시켰고 둘 사이에서 호루스가 태어났습니다.
호루스가 자라 세트와 80년 싸운 끝에 왕좌를 되찾고, 오시리스는 사후세계의 왕이 되어 죽은 자를 심판합니다. 이 죽음·부활 신화가 이집트인의 사후세계 신앙과 미라 제작의 근거였습니다.
4. 사후세계와 심판 — 마아트의 깃털
죽은 자의 영혼은 두아트에 들어가 오시리스 앞에서 심장을 진리의 여신 마아트의 깃털과 저울에 올려 무게를 잽니다. 심장이 가벼우면 갈대밭(낙원)으로, 무거우면 괴물 아미트가 삼킵니다.
이 심판 과정을 안내하는 매뉴얼이 사자의 서로, 시신과 함께 매장된 두루마리에 주문·찬가·금기·고백 200여 장이 적혀 있어 신화·종교·법규범의 종합체였습니다.
5. 주요 신 — 토트·하토르·아누비스·바스테트
지혜·문자의 토트(따오기 머리), 사랑·음악의 하토르(암소 머리), 미라화·죽은 자 안내의 아누비스(자칼 머리), 가정·고양이의 바스테트, 악어의 소베크 등 동물 머리 신들이 많습니다.
이는 각 동물의 특성을 신의 속성으로 본 토템적 사고에서 출발했고, 로마 정복(기원전 30년)과 7세기 이슬람화로 이집트 신앙은 사라졌지만 피라미드·신전·상형문자는 인류 문화유산으로 남았습니다.
이집트 신화는 죽음을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삶의 시작으로 본, 가장 정교한 사후세계 종교의 원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