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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대금 마른 장에서 봐야 할 것 [2]

마루 | 08.09 | 조회 118 | 좋아요 0

8월 들어 시장이 답답한 이유를 지수보다 거래대금에서 먼저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집계 기준이 조금씩 다르긴 한데,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이 26조원대까지 내려온 숫자가 보입니다.


5월, 6월에 50조원 안팎을 오가던 때와 비교하면

사람이 절반쯤 빠진 시장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이 구간에서는 뉴스가 좋아도 주가가 바로 안 붙고,

실적이 잘 나와도 반응이 하루를 못 넘기는 일이 잦아집니다.


요즘 반도체가 특히 그렇습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실적이 무너진 것도 아닌데

주가는 성장률 둔화 가능성,

내년 추정치 하향 우려,

AI 투자 피크아웃 논쟁을 먼저 당겨서 반영하려고 듭니다.


문제는 이걸 펀더멘털 해석의 정교함으로만 설명하면 자꾸 놓치는 게 생긴다는 점입니다.

지금은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돈이 얇아진 시장의 체결 구조 문제도 같이 봐야 합니다.


거래대금이 줄면 같은 매도도 훨씬 크게 보입니다.

호가 몇 칸이 비어 있는 상태에서

프로그램이나 외국인 선물 쪽이 한 번 흔들어버리면,

현물은 생각보다 쉽게 미끄러집니다.


이때 개인 입장에서는

실적 좋은데 왜 빠지지,

이 가격이면 싸 보이는데 왜 더 밀리지,

이 구간에서 제일 많이 헷갈립니다.


그런데 얇은 장에서는

싸 보인다는 판단과

당장 주가가 반응한다는 사실 사이에

시간차가 꽤 길어집니다.


이 시간차를 못 버티면

좋은 종목을 봐도 수익보다 손절이 먼저 나옵니다.


저는 이런 장에서 거래대금을 세 가지로 나눠 봅니다.


하나는 지수 상승일에도 거래가 안 붙는지입니다.

이게 제일 안 좋습니다.


오르는 날조차 참여가 없으면

그 반등은 숏커버 비중이 높고,

다음 눌림에서 지지가 약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둘은 대형주에만 돈이 남는지입니다.


시장이 완전히 죽기 직전에는

그래도 사람들은 제일 익숙한 이름으로 몰립니다.

반대로 대형주조차 거래가 식으면

중소형 순환매는 더 짧고 거칠어집니다.


셋은 장 막판 거래가 오전보다 나아지는지입니다.


마감 동시호가 전후로라도 거래가 살아나면

기관 리밸런싱이나 종가 베팅 자금이 남아 있다는 뜻인데,

이것마저 얇으면

그날 방향성은 있어도 신뢰도는 낮게 잡는 편이 낫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느냐를 조금 더 들어가 보면,

최근 시장은 변동성을 한 번 세게 겪은 뒤에

레버리지 성향 자금이 확실히 움츠러든 흔적이 있습니다.


한 번 크게 데인 뒤에는

참여자들이 같은 종목을 예전처럼 오래 들고 가지 않습니다.

오르면 바로 줄이고,

밀리면 손절도 빨라집니다.


그래서 추세가 아니라 왕복이 반복됩니다.

차트상으로는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매매 회전만 많고 포지션 축적은 약한 상태가 됩니다.


이 구간에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게

실적 발표 당일 강세를 보고

바로 추격하는 습관입니다.


실적 숫자 자체보다

가이던스 문장 한 줄,

재고 코멘트 한 줄,

설비투자 톤 변화 한 줄에

시장이 더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특히 반도체처럼 기대가 이미 높았던 업종은

좋은 실적이 아니라

더 좋아질 이유를 요구받습니다.


그 요구를 못 채우면

사상 최대 실적도 주가 방어 재료로는 약해집니다.


이건 기업이 나빠서라기보다,

낮은 거래대금 환경에서 기대를 받친 매수층이 얇아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래서 이번 주부터는

일간 방향보다 거래 반응의 질을 더 보려고 합니다.


같은 2% 상승이어도

거래대금이 붙으면서 고가 부근에서 마감하는 2%와,

장중 급등했다가 윗꼬리 길게 남기는 2%는 전혀 다릅니다.


후자는 아직도 매물 정리가 끝나지 않았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섹터별로 보면,

거래가 마른 장에서는 두 부류가 그나마 버팁니다.


하나는 당장 실적이 확인되는 곳,

다른 하나는 공급 이슈처럼 단기 서사가 분명한 곳입니다.


최근 원자재 쪽 일부 강세가 눈에 띄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복잡한 성장주보다

지금 당장 재료가 단순한 쪽으로 돈이 붙는 겁니다.


다만 이것도 거래대금이 얇은 상태에서는

지속성보다 변동성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하루 강하고 다음 날 바로 식어버리는 식입니다.


그래서 저는 순환매 후발 진입을 더 보수적으로 봅니다.

선발주가 이미 한 번 뻗은 뒤에

후발주에 뒤늦게 들어가는 매매는,

지금 같은 장에서는 수급 피로도를 확인하지 않으면 체감상 성공 확률이 확실히 낮았습니다.


수치가 아니라 반응을 봐야 한다는 말은 이런 뜻입니다.


매수세가 실제로 새로 들어오는지,

아니면 얇은 호가 위에서 가격만 들린 건지.


거래대금이 줄어든 장에서는 이 둘의 차이가 훨씬 커집니다.


이번 주 시나리오도 결국 여기서 갈립니다.


상방 쪽은 간단합니다.

대형주 거래대금이 먼저 살아나고,

반도체든 인터넷이든 시가총액 상단 종목에서

오후까지 매수 우위가 유지되면

지수는 생각보다 쉽게 복원됩니다.


마른 장에서는 적은 돈으로도 위로 당길 수 있어서,

한 번 분위기가 붙으면 속도는 빠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반등이 이어지려면

다음 날 거래가 더 붙어야 합니다.

첫날 반등보다 둘째 날 거래 확인이 더 중요합니다.


하방 쪽은 더 현실적입니다.

지수는 버티는데 거래대금이 계속 줄고,

실적주가 발표 다음 날 힘을 못 쓰고,

오전 강세 종목이 오후에 계속 밀리면

그건 매수 주체가 얇다는 뜻입니다.


이럴 때는 지수가 덜 빠져도 계좌 체감은 더 안 좋습니다.

개별주가 돌아가면서 맞기 때문입니다.


결국 지금 장에서 필요한 건

방향 확신보다 체결 신뢰도 확인입니다.


좋은 기업을 찾는 일과,

그 기업 주가가 당장 올라줄 시장 환경인지는

분리해서 봐야 합니다.


요즘은 후자가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저는 월요일 장 초반에도

지수 숫자보다 대형주 거래대금 회복 여부,

장중 급등주의 윗꼬리 길이,

오후 들어 거래가 살아나는지만 먼저 체크할 생각입니다.


거래가 마른 장은 원래 사람을 조급하게 만듭니다.

움직임이 적으니 뭐라도 해야 할 것 같고,

가끔 튀는 종목이 나오면 더 늦기 전에 타야 할 것 같아집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런 때일수록

가격보다 거래를 먼저 보는 쪽이 손실이 덜했습니다.


지금은 종목 공부를 안 해도 된다는 얘기가 아니라,

종목 공부만으로는 설명 안 되는 장이라는 쪽에 가깝습니다.


실적 디커플링을 너무 거창하게 볼 필요는 없습니다.

돈이 줄면 좋은 숫자도 비싸게 평가받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거래대금만 다시 붙어도 같은 숫자가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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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삭제된 댓글입니다.지금 거래대금 감소는 결국 유동성 경색 신호로 봐야 합니다. 특히 실적 발표 후에도 주가가 밀리는 건 기대치가 높아서라기보다, 손절성 매물조차 받아줄 매수층이 얇아졌다는 방증이죠. 저도 요즘 밸류보다는 현금 흐름과 매출채권 회수 지표만 보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HTS 끄고 현금 비중 유지하는 게 최선이라 봅니다.
08.09

마루 작성자
삭제된 댓글입니다.맞아요. 매출채권 회수 지표까지 챙기는 건 진짜 핵심만 보시는 거네요. 저도 변동성 커질 때는 차라리 엑셀이나 띄워놓고 데이터만 보는 게 정신 건강에 낫더라고요.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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