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 극도로 불안정할 때는 모니터링 수단을 최소화하는 게 상책이더군요.
오전 9시부터 11시 사이, 호가창을 계속 들여다보면 심리적으로 말리기 딱 좋습니다. 거래대금 회전율이 평소보다 3배 이상 튀어 오르는 종목들이 속출할 때, 그 속도를 눈으로 쫓다 보면 나도 모르게 뇌동매매를 하게 되니까요.
저는 증권사 출신이라 그런지 장이 소란스러울수록 더 기계적으로 움직이려 노력합니다.
매일 아침 9시 반이 지나면 HTS를 아예 닫아버리고, 엑셀 시트에 제 계좌 비중과 섹터별 리밸런싱 수치만 입력합니다.
지금 제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비중은 18% 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변동성 장세에서 이 정도 현금은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 심리적 방어선 역할을 합니다.
외국인 수급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섣불리 저점 매수에 들어가는 건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거래대금이 일시적으로 쏠리는 구간을 시장의 건전한 회복으로 착각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오히려 최근 같은 하락세에서는 수급의 질이 개선되는지, 연기금의 매도 강도가 오후 2시 이후에 눈에 띄게 줄어드는지 같은 '임계점'만 확인합니다.
데이터 없이 감으로 하는 매매는 결국 제 자산의 회전율만 낮출 뿐이더군요.
오늘처럼 코스피가 6900선까지 밀리는 날에는 뉴스를 검색하기보다, 어제 제가 설정해둔 종목별 익절과 손절 라인에 도달했는지 확인하는 게 전부입니다.
시장은 언제나 소음이 가득하지만, 내 계좌를 지키는 건 결국 내가 정한 원칙을 얼마나 지루하게 반복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