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게임을 켜는 시간보다
OST를 먼저 고르는 시간이 더 길어졌습니다.
출퇴근이 편도 50분쯤 되다 보니까
그 시간에 아무 음악이나 틀면 금방 피로가 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작업용이든 이동용이든
음악을 멜로디보다 밀도랑 질감으로 먼저 봅니다.
특히 워리어스 계열이나 신디사이저 비중이 큰 트랙이 좋습니다.
소리가 얇으면 지하철 소음에 묻히고,
너무 복잡하면 오히려 집중이 깨집니다.
반대로 비트가 또렷하고 리듬이 단단한 곡은
배경에서 계속 밀어주는 느낌이 있어요.
코딩이나 자료 정리할 때 그런 곡이 꽤 오래 갑니다.
닌텐도 뮤직을 보면서 느낀 것도 비슷합니다.
앱에 곡이 조금씩 쌓일 때마다
그냥 “들을 게 늘었다” 정도가 아니라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게임 음악을 꺼내 쓰게 되는지가 더 선명해지더라고요.
저는 사실 게임 OST를 감상용으로만 두지 않습니다.
컨디션이 애매한 날엔 너무 서정적인 곡보다
박자가 살아 있는 곡이 손을 먼저 움직여 줍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작업 음악은 좋은 곡인지보다
내가 몇 시간 뒤에도 거슬리지 않는지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초반 임팩트는 센데 금방 질리는 곡도 있고,
첫인상은 평범한데 계속 틀어도 안 피곤한 곡도 있습니다.
저는 후자를 훨씬 높게 쳐요.
게임도 비슷해서, 초반 연출이 화려한데 반복 구간에서 텐션이 무너지면
오히려 오래 붙잡기 힘들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새 게임이 나오면 플레이보다 먼저
“이 타이틀 OST가 출퇴근용으로 버티는 타입인가”부터 보게 됩니다.
조작이 많은 게임은 피로도가 쌓이기 쉬우니
음악이라도 안정적이어야 전체 체감이 유지되더라고요.
결국 제 기준에서 좋은 게임 음악은
멋있는 곡이 아니라
반복에 견디는 곡입니다.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